미로 속 남자


도나토 카리시 | 스릴러

DETAILS

미로 속 남자




‘속삭이는 자’ 사건 이후 최악의 범죄자 버니
잠재의식 속의 연쇄살인범을 잇는 새로운 악의 메커니즘

“놈들은 살인으로 만족하지 않아.
그들에게 죽음은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지.”

더스틴 호프만, 토니 세르빌로 주연 영화 개봉
결점 없는 스릴러 ‘속삭이는 자 시리즈’의
가장 이상적인 후속작

이탈리아의 저명한 범죄학자 도나토 카리시의 작가 데뷔작 《속삭이는 자》는 초판 인쇄가 끝나기도 전에 유럽 전역에서 출판 계약을 마치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영미권 대형작가에게는 종종 있는 일이지만, 출간도 되지 않은 이탈리아 소설의 판권을 스릴러소설 강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총 28개국에서 경쟁적으로 사들인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속삭이는 자》는 출간 즉시 유럽 각국의 종합 베스트셀러 수위를 차지하였으며, 이탈리아에서만 250만 부, 세계적으로 600만 부 이상 판매(2019년 기준)되었다. 또한 이탈리아의 가장 유력한 문학상인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Premio Bancarella: 1953년 1회 수상자는 《노인과 바다》의 헤밍웨이로, 1989년 36회에는 움베르토 에코가《푸코의 진자》로, 그 외 존 그리샴(1994년, 42회), 마이클 코넬리(2000년 48회)도 이 상을 받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다)을 비롯하여 총 4개의 문학상을 수상, 흥행성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국내에서의 반응 역시 다르지 않았는데, ‘데뷔작이라니 믿을 수 없다’, ‘새로운 유형의 사이코패스를 제시한 소설’, ‘절대악의 실체를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정신없이 읽다 보니 어느새 종장에 이르렀다’ 등 독자들의 찬사와 추천이 끊이지 않았다.
《속삭이는 자》에서 내면에 숨은 살의를 부추겨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잠재의식 속 연쇄살인마’를 보여주고, 《이름 없는 자》에서 실종되었던 피해자들이 갑자기 돌아와 살인을 저지르는 끔찍한 사건의 배후를 그려내는 등 전에 볼 수 없었던 스릴러소설을 출간했던 도나토 카리시가 후속작 《미로 속 남자》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폐쇄된 공간인 미로를 배경으로 설정하고 그곳의 주인으로 하트 모양 눈의 토끼 가면을 쓴 ‘버니’라는 괴물을 만들었다. 아이들을 어둠으로 끌어들이는 버니는 총 3권으로 이어지는 ‘속삭이는 자 시리즈’를 통해 작가가 보여주었던 절대악의 새로운 유형이다. 시리즈 중 가장 큰 차별점은 전작들과 달리 여러 명의 범죄자 중 하나를 골라 그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빠른 전개를 보인다는 것이다. 또 브루노 젠코라는 이입하기 쉬운 인간적인 탐정 캐릭터를 주요 위치에 배치하여 몰입도를 높였다.
범죄학자 출신이면서 믿고 읽는 스릴러 작가로 성장한 작가는 2017년 새롭게 영역을 넓혔다. 《미로 속 남자》의 동명 영화는 도나토 카리시가 감독한 두 번째 영화이자, ‘속삭이는 자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첫 번째 작품이다. 전 세계 스릴러 독자들의 바람에도 ‘속삭이는 자 시리즈’가 그동안 영상화 소식이 없었던 것은 충격적인 반전의 특성상 시각화가 쉽지 않아서였다. 도나토 카리시는 전작 《안개 속 소녀》처럼 당초 영화 시나리오를 완성한 뒤 소설로 재집필하는 방식으로 《미로 속 남자》를 완성, 마침내 자신의 대표작인 시리즈를 스크린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첫 영화로 ‘다비드 디 도나텔로 영화상’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후여서 더욱 기대되는 영화 〈미로 속 남자〉에는 〈안개 속 소녀〉에서 언론을 이용해 수사를 좌지우지 하는 형사 포겔 역으로 분했던 토니 세르빌로가 탐정 브루노 젠코를, 할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더스틴 호프만이 그린 박사를 맡아 연기했다. 영화 〈미로 속 남자〉는 2019년 10월 이탈리아에서 개봉된다.

‘속삭이는 자’ 이후 최악의 범죄자 버니
일상을 위협하는 새로운 악의 메커니즘

15년 전 납치되었던 피해자 사만타 안드레티가 살아 돌아왔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사만타는 등굣길에 실종되었다. 경찰 수사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한 사만타의 부모는 사립 탐정 브루노 젠코를 찾아 사건을 의뢰했다. 하지만 거액의 조사비만 받고 사만타를 찾지도 범인을 잡지도 못했었다. 브루노는 사만타가 돌아온 지금이야말로 부채감을 덜고,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사건 조사에 전력을 기울인다. 사만타가 신고에 의해 발견됐다는 것과 그 제보자가 정체를 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브루노는 경찰을 속여 제보 당시 녹취 파일을 듣는 데 성공한다. 공포에 질린 제보자의 목소리에 형사로부터 정황상 오래 망설이다 신고했을 거라는 말을 전해들은 브루노. 제보자는 왜 발견 즉시 신고하거나 피해자를 직접 경찰서로 인도하지 않았을까? 그를 두렵게 한 것은 무엇일까? 제보자가 납치범을 목격했다고 판단한 브루노는 잠복 끝에 제보자를 찾아낸다. 하지만 그가 종이에 그려준 그림은 브루노가 예상치도 못한 것이었다.
《미로 속 남자》에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 축이 있다. 브루노는 피해자가 돌아온 일련의 경위에서 단서를 얻어 범인을 추적하고, 기억이 손상되어 돌아온 사만타는 프로파일러 그린 박사와 대화를 통해 잊어버린 기억 속 범인을 쫓는다. 두 사람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빠르게 진행되는 데서 생기는 긴장감과 점점 드러나는 버니의 기이함이 몰입도를 높여 독자들에게 ‘속도감이 엄청나다. 자기 전에 잠깐 읽으려 했지만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도중에 멈추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브루노가 찾아내려는 토끼 가면 뒤에 숨은 사람과 사만타의 기억 속 미로에 있는 버니의 그림자가 겹쳐질 때, 작가의 독창성과 반전의 기발함에 또 한 번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놈들이 괴물이라는 걸 모릅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괴물을 생각하고 쫓으면 결코 찾을 수가 없습니다. 놈들이 탐정님이나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라고 여기면 그나마 마주칠 희망이라도 생기는 겁니다."
-《미로 속 남자》 중에서

법정신의학자인 한스 루드비히 크뢰버는 “악은 세상에 나오기 위해 질병이나 부당함, 어두운 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 필요로 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는 인간의 악한 행동에 필요조건은 없다는 뜻인 동시에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도 얼마든지 악한 짓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으로 악의 보편성에 대한 말이기도 하다. 도나토 카리시가 《미로 속 남자》에서 그려낸 ‘자위적 사이코패스’는 흔히 사이코패스 하면 떠오르는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폭력성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육체보다 정신적인 폭력을 가할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끼며, 나아가 살아남고자 하는 피해자들이 직접 ‘몹쓸 짓’을 하게 만든다. 이런 경험 때문에 살아남더라도 피해자들 중 일부는 성장하여 자신이 가해자가 되고 만다. 도나토 카리시가 ‘속삭이는 자 시리즈’에서 범죄자를 단 한 명만 등장시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가는 범죄자들이 만들어지는 악의 메커니즘을 보여주며 독자들로 하여금 사건을 더 넓게 조망하고 악의 보편성을 의식하라는 한결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