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탐정 이상


김재희 | 미스터리

DETAILS

경성 탐정 이상




암호와 추리에 능한 천재 시인 이상과
생계형 소설가 구보의 경성 활약극
《훈민정음 암살사건》 김재희 최신작

한국 역사소설의 당돌한 도전
《훈민정은 암살사건》 김재희가 선보이는 ‘탐정 이상’

“사실과 소설의 재미를 엮어낸 한국적 팩션의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뿌리 깊은 나무》와 함께 2006년 역사소설의 붐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훈민정음 암살사건》의 작가 김재희. 그가 오랜 준비 끝에 내놓은 《경성 탐정 이상》은 천재 시인 이상(본명: 김해경)을 주인공으로 한 재기발랄한 탐정소설이자 현대적 감성이 물씬 배어 나오는 시대극이다. 1936년 이상과 구보(본명: 박태원)가 구인회 동인지를 편집했던 창문사에서 찍은 것으로 알려진 사진 한 장에서 작가는 개성 강한 두 문인을 콤비로 한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불안한 시대를 등지고 요절한 비운의 시인이 아닌, 젊고 자신만만한 모던보이 그 자체인 이상의 외모에 착안, 작가는 그동안 박제된 천재로 남아 있던 그를 낭만과 퇴폐라는 이중적인 얼굴을 가진 경성을 배경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내었다. 멋스러운 백구두와 줄무늬 바지를 갖춰 입고 자유분방한 곱슬머리를 휘날리며 경성 거리를 누비는 탐정 이상. 냉철한 이성과 선구자적 지성으로 희대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상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그의 삶과 작품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비밀로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성 탐정 이상》에는 이상 외에도 그의 조력자 구보와 그들에게 수사를 의뢰하는 소설가 염상섭, 한국 최초 사립 박물관인 보화각을 설립한 간송 전형필, 기이한 행각으로 무수한 일화를 남긴 조선 후기 화가 최북, 세계적인 곤충학자로 유명한 나비 박사 석주명 등 실제 인물이 등장한다. 개성 넘치는 각각의 인물들은 작가의 상상에 의해 유기적으로 얽히며, 모든 에피소드의 배후가 되는 거대한 사건을 중심으로 재배치된다. 역사의 뒤에서 회자되었을 법한 이야기를 유쾌한 발상과 입체적인 구조로 속도감 있게 그려낸 《경성 탐정 이상》은 ‘천재적인 시인이자 탐정 이상’이라는 새로운 영웅상을 제시하며 국내 역사소설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역작이다.

시인 이상과 소설가 구보가 활약한
낭만의 거리 경성이 지금 되살아난다

〈오감도〉로 이제 막 문단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상은 그저 재미 삼아,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구상 중이던 구보는 소설 연재를 맡아 궁핍한 생활을 면하기 위해, ‘구인회’ 염상섭의 제안을 수락한다. 최근 경성을 어지럽히는 살인사건을 해결할 단서를 찾아달라는 엉뚱한 제안이 당황스러운 구보. 순수한 문학 친목단체로 알려진 구인회는 은밀히 순수예술과는 상관없는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중 하나가 사회부 기자였던 염상섭의 영향으로 당시 흉악한 범죄를 조사하여 인간의 내면을 연구하는 일이었는데, 이 일로 일본 경무국과 연이 닿아 비공식적으로 범죄수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구보는 건방지고 냉소적인 이상과의 작업이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의 뛰어난 통찰력과 통통 튀는 활력에 조금씩 마음을 열며 진심으로 이 일에 빠져든다.
《경성 탐정 이상》은 1930년대 경성의 풍물을 담뿍 담고 있다. 스마트한 모던보이이자 문화 테러리스트인 이상과 구보를 통해 표현되는 경성은 아름답고 낭만적이지만 그 이면은 일제라는 거대한 괴물로 인해 뒤틀리고 곪아 있다.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현실에서 벗어나 더 큰 꿈을 좇으려 했던 그들은 그런 경성이 토해낸 희대의 악과 조우한다. 그들을 지원하는 구인회는 순문학 동인회에 머물지 않으며, 암호와 같은 이상의 미스터리한 시는 사건을 푸는 결정적인 열쇠가 된다. 옴니버스식으로 진행되는 각각의 이야기에서 이상과 구보는 재력가 류 다마치 자작과 만난다. 지략과 권력으로 악마적 본질을 숨기고 있는 자작과의 대결에서 그들은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